다차원의 가능성을 펼치다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18)

 

 

1. 새로운 스파이더맨, 마일스 모랄레스의 등장

스파이더맨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피터 파커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우며 기존의 스파이더맨과는 다른 신선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영화는 뉴욕에 사는 평범한 소년 마일스 모랄레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는 우연히 방사능 거미에 물려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초능력을 얻었다고 해서 그가 곧바로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터 파커가 처음 스파이더맨이 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일스 역시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며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마일스는 자신이 기존의 스파이더맨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하는지 고민하며, 동시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특히 그는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갈등을 겪는데, 경찰인 아버지와 삼촌 사이에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낍니다. 이러한 갈등은 단순한 히어로 영화의 서사를 넘어, 한 소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내적 갈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영화는 마일스가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여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그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합니다.

 

2. 다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이 모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입니다. 마일스가 거미의 힘을 얻고 자신의 역할에 적응하기도 전에, 그는 갑작스럽게 다차원의 존재들과 조우하게 됩니다. 킹핀의 실험으로 인해 차원이 충돌하게 되면서, 피터 B. 파커, 스파이더 우먼(그웬 스테이시), 스파이더맨 누아르, 페니 파커, 그리고 스파이더 햄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마일스의 세계로 오게 됩니다. 각기 다른 차원에서 온 이들은 자신들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며, 마일스와 함께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히어로의 의미를 보여줍니다.

특히 피터 B. 파커는 기존 우리가 알던 완벽한 스파이더맨이 아닌,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삶이 엉망이 된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그는 마일스의 멘토 역할을 맡지만, 처음에는 그를 인정하지 않으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차 마일스를 신뢰하게 되고, 마일스 역시 그에게 의지하며 스파이더맨으로서 성장하는 계기를 맞이합니다. 각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은 마일스가 자신의 방식으로 스파이더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며, 결국 그가 독자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3. 혁신적인 애니메이션과 시각적 예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단순히 이야기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기법에서도 혁신적인 시도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영화는 마치 한 편의 코믹북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독창적인 비주얼을 선보이며, 기존의 애니메이션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창조해 냅니다. 셀 셰이딩 기법과 다양한 프레임 속도를 활용하여 마일스의 성장 과정과 감정 변화를 시각적으로도 표현하며, 특히 그가 완전히 스파이더맨으로 거듭나는 순간에는 프레임 속도가 변화하는 등 세밀한 연출이 돋보입니다.

또한 각 차원의 스파이더맨들이 각기 다른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표현된 점도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스파이더맨 누아르는 흑백 필름 느낌을 주고, 페니 파커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따르며, 스파이더 햄은 2D 카툰 스타일로 표현됩니다. 이러한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은 단순히 개성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욱 독창적이고 몰입감 있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는 코믹북의 연출 기법을 그대로 차용하여 말풍선, 효과음 텍스트 등을 삽입하며, 마치 우리가 직접 만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같은 연출은 영화의 몰입도를 한층 높여주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4. "누구나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영화의 가장 중요한 핵심 메시지는 바로 "누구나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일스는 처음에 자신이 스파이더맨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점차 자신의 방식으로 스파이더맨의 역할을 받아들이고 성장해 나갑니다. 기존의 피터 파커가 정의했던 스파이더맨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그는 자신의 능력과 신념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합니다.

이는 단순히 마일스 개인의 성장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으며, 히어로가 되는 것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는 가능성이라는 점을 영화는 강조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일스가 "넌 누구든 될 수 있어"라고 말하는 대사는, 단순한 히어로물의 교훈을 넘어서 관객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주는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현대 사회에서 더욱 의미를 갖습니다. 특정한 틀에 맞추어진 영웅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히어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포용성과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마일스는 기존의 스파이더맨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지만, 그 역시 진정한 스파이더맨으로서 자리 잡게 되며, 이는 곧 우리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